2020-09-23 17:43  |  청춘

[치매 상태 표현 법적효력②]유언능력 유무가 소송 '핵심'

[청춘일보 이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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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부동산 상속에 대한 유언에 대해 자식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주치의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지난 14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준사기' 혐의와 정의연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입증돼야 할 핵심 쟁점인 '준사기'는 윤미향 의원이 길원옥 할머니의 치매 상태(심신미약)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천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도록 했다는데 있다.

하지만 정의연은 길 할머니가 스스로 기부를 결심한 정황을 제시하며 검찰의 기소 내용을 반박했다.

앞으로 길원옥 할머니의 치매 상태에서의 주체적인 판단 능력 여부가 법적 판단의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치매 상태에서의 의사 표현(유언 포함 등)이 과거에 어떤 법적 판단을 받았는지 분석해 본다.(편집자주)

2014년 대법원이 선고한 사건(2009다53093)의 판결 내용을 보면 유언이 행하여진 시점에서 유언능력 유무가 판단을 가렸다. 이런 판단에는 주치의가 작성한 진단서의 효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

대법원은 부동산 상속에 대한 유언에 대해 자식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주치의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유언이 행하여진 시점에 매우 근접한 2007. 7. 20.자 주치의 작성의 진단서를 통해 "의식상태는 명료하며 인지능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게 사실이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주치의 제1심 증언에 의하더라도 망인은 혈관성 치매 의심 환자로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였는데 2007년 여름경부터 의식상태가 호전되었고 호전시에는 의사표현이 비교적 가능하였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유언 당시 망인에게 유언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구수할 능력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유언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치매 등으로 판단능력이 부족하지만 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지 않은 이른바 사실상 무능력자가 작성한 유언에 대해 사후에 유언자의 유언능력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 표면화되고 있다.

실제 유언의 효력과 관련한 소송을 보면, 예전에는 주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방식준수 여부가 문제되었다면, 이제는 유언능력 유무에 따른 유언의 효력이 소송에서 다투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가 발달하고 부가 축적되어 자산가들이 출현함에 따라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한편, 경제정체에 따라 유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유언에 의한 재산처분은 법정상속과의 관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용규 기자 leeku@sprin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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