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5 10:55  |  미디어

[기자수첩] 나훈아 신드롬...“나훈아를 놓아주자”

[청춘일보 한경아 기자] '가황 나훈아'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

일흔이 넘는 나이의 열정과 솔직 담백한 나훈아의 어투가 시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나훈아가 언택트 공연장에서 했던 말들은 관객들을 향한 대중들의 언어일 뿐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정치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의 말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나훈아가 정치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위정자’라는 단어에 야권이 열광했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에서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고 호응했다.

반면 여당은 야권의 공연 소감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나훈아의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며 “감사한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추석이 끝났지만 정치권에서 나훈아의 발언이 쓰였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5일 SNS에 “야당이 제대로 좀 분발 했으면 한다”며 “나훈아 선생의 반만이라도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면으로 진행한 상무위원회에서 “가수 나훈아 씨 공연에 대한 국민들의 열광은 민생을 내던지고 정쟁에 몰두한 정치에 내려치는 죽비소리”라면서 “정치가 국민들께 힘을 드리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나훈아를 놓아주자”

정치판의 이전투구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리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지난 4일 SNS에 “정치적 위정자나 경제적 재벌가의 사람과 달리, 문화예술계의 사람들이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리고 정치인이나 기업인에게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우리 범인들이 배우는 사회가 바로 다원화된 사회이고 그 다원성이 민주주의 성숙의 한 징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니 ‘나훈아를 나훈아로 놓아두자’. 나훈아를 우리의 가황으로, 가수 레전드로 놓아두면 좋겠다”며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언술을 자기 방식대로 ‘전유’해서 정치적으로 편협하게 활용하는 것은 나훈아를 국민가수에 정파적 가수로 협애화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훈아 공연이 휘몰아 친 추석 연휴였다.

한경아 기자 hanka@sprin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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