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8 09:55  |  건강

[전자약②] 전기자극 통한 신경조절로 약물 대체

전자약, 특정부위와 표적장기에 제한적 효과
일회성으로 장기간 효과...의약품 대비 치료비용 저렴
개인 맞춤형 치료 발전...데이터 원격 모니터링

[청춘일보 진병두 기자] 전자약(Electroceutical)은 전기자극을 통해 신경신호를 조절하여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약물대체 또는 약물보완 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넓게 보면 심장박동기(pacemaker), 인공고막 등의 의료기기도 전자약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의약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효과, 안전성을 장점으로 한다. 전자약은 일반적으로 작은 장치를 체내에 이식하여 생리경로를 따라 전기자극을 전달한다. 유도된 전기자극은 일반적인 화학 또는 생물의약품이 타겟으로 삼는 생물학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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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의 구조

전자약의 기본이 되는 신경조절술(Neuromodulation)은 특정 자극전달을 통해 목표 신호부위의 신경활 동을 변환한다. 분자적 작용기전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장 보편적인 신경조절술은 만성신경통 치료를 위한 척수 자극이다. 파킨슨병, 경련, 실조증, 뇌전증, 우울증, 폐쇄성 무호흡증 등의 치료를 위해 심부뇌 자극술을 사용하기도 하며, 엉치신경 자극술은 골반장애나 요실금 치료에 이용된다. 소화기 자극으로는 변비와 비만 등을 치료하고, 미주신경 자극으로 간질, 비만, 우울증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전자약(Electroceutical)과 생체전자공학 의약품(Bioelectronic Medicine)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 신경조절술(Neuromodulation)도 혼용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신경조절술은 작용기전은 불확 실하나 주로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자극을 통해 임상적 효과를 기대하는 기술의 단계였다. 전자약은 신경조절술을 활용하여 특정 부위의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의약품처럼 작용기전을 좀 더 명확히 할수 있는 소형화 기기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전자약(electronic + pharmaceutical)이라는 개념은 신경생물학, 전자기기, 데이터 과학이 융합된 신기술을 표현하기 위한 신조어로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기존의 전기자극술에 대비 전기 자극의 활용 방식과 대상 질환이 확장되고 임상적 효용성 뿐만아니라 치료 편의성을 높인 것을 말한다.

IoT 및 Big data, 모바일앱, 비대면 온라인 산업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융합기술 발전에 따라 전자약은 중추신경 및 말초신경이 존재하는 몸 전체를 적용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중추신경 위주였던 기존의 신경조절술은 말초신경으로 확장되고 그 중에서도 미주 신경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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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기능 조절을 위한 신경조절술의 표적장기 및 개발 형태, 자료: Journal of Biological Engineering(2019)
신경조절술은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정신질환 또는 신경질환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뇌에 자극을 주도록 발전해왔다. 중추신경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HPA axis)을 비롯하여 신체 상태에 따라 내분비 신경신호를 전달하여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자약은 의약품 대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의약품이 주로 담당해온 면역과 대사기능 조절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를 목적으로 뇌에 전극을 삽입하거나 자극하는 것은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연구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상업화 관점에서 가능성 높은 말초신경, 그 중에서도 혼합신경인 미주신경에 주목하고 있다.

말초신경계(PNS)는 신체 각 부위의 감각 정보를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중추신경계의 명령을 신체의각 부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말초신경계는 기능적으로 대뇌의 개입여부에 따라 중추신경에 따라 조절되는 체성신경계와 일상에서 반사적으로 조절되는 자율신경계로 구분한다.

해부학적으로 구분하면 뇌신경 12쌍과 척수신경 32쌍으로 나뉜다. 뇌신경은 주된 작용에 따라 감각신호를 중추신경으로 전달하는 구심성 신경인 감각신경과 중추신경의 신호를 말단으로 전달하여 근육을 움직이는 원심성 신경인 운동신경, 그리고 두 작용이 모두 일어나는 혼합신경으로 구분된다. 척수신경은 혼합신경이다.

미주신경은 12쌍의 뇌신경 중 10번째 해당하는 말초신경으로 뇌간에서 목, 가슴, 복부로 이어지는 가장 긴 신경이다. 각 장기에 개별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미주신경을 조절하여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대사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미주신경을 포함한 말초신경 자극은 원심성 신경과 구심성 신경자극을 모두 이용하여 류마티스 같은 자가면역질환, 심혈관질환,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대사성질환, 요실금이나 방광장애 같은 배뇨장애 뿐만 아니라 뇌전증, 우울증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의약품은 전신을 순환하면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으나 전자약은 특정 부위, 표적 장기에 제한적으로 효과를 나타낸다. 전자약은 필요한 경우 체내 삽입을 위한 비용이 추가될 수 있으나 보통 일회성으로 장기간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의약품 대비 치료비용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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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전기자극술의 종류, 자료: DB금융투자

전자약은 환자의 증상의 실시간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 치료자극을 달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치료로 발전이 가능하며 증상에 대한 데이터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기에 용이하다.

개발 과정에 있어서도 스크리닝 과정을 의약품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회로의 소형화와 배터리 기술, 생분해성 재료공학의 발전에 따라 경제적 이점과 확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진병두 기자 jinbd@sprin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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